※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아렌델 왕국의 두 공주,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얼릴 수 있는 신비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엘사와 그녀의 여동생 안나는 세상에 둘도 없이 친한 자매다. 어렸을 적엔 이 신비한 마법의 힘으로 물건을 얼리고 손으로 얼음을 내뿜으며 장난을 치고 재밌게 논다. 그러나 어느 날 엘사의 마법으로 인해 안나가 다치게 되고 그녀의 부모님은 안나를 치료하려 데려간 트롤에게서 마법의 위험성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성장할수록 감당할 수 없어지는 엘사의 마법을 감추려, 부모님은 엘사의 마법에 대한 안나의 기억도 지우고 외부와 어떠한 접촉도 할 수 없게 한다. 사랑하는 동생, 안나를 다치게 한 것이 죄책감이 되어 엘사는 안나와 거리를 두고, 누구보다 가깝던 두 자매 사이는 멀어진다.
그렇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두 자매의 세월이 흐르던 중, 불행히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타고 가던 배가 폭풍우를 만나 침몰 사고를 당하게 되고, 급작스레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언니 엘사는 왕국의 후계자로서 대관식을 치르고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늘 성안에서 외롭게만 지냈던 안나는 성문이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자 신이 나기만 한다.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축하를 위해 온 손님들을 맞이하던 안나는 운명처럼 만난 한스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하루 만에 결혼까지 약속해 버린다. 안나는 엘사에게 한스 왕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고, 엘사는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선언에 반대하며 말다툼하게 된다. 말다툼 도중 화가 난 엘사는 자신도 모르게 얼음 마법을 쓰게 되고, 그렇게 엘사의 비밀은 사람들에게 들키고 만다. 통제할 수 없는 자기 능력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것이 두려웠던 엘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도 없는 얼음 언덕으로 사라진다. 혼자 도망간 곳에서 얼음 마법으로 얼음 성을 짓고 자신의 마법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해방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한편 엘사가 떠난 뒤 아렌델 왕국은 완전히 얼어붙게 되어 극심한 겨울이 닥쳐온다. 동생 안나는 아렌델의 겨울을 끝내기 위해 언니 엘사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되고, 그렇게 시작된 여정에서 '크리스토프'와 순록 '스벤', 눈사람 '올라프'를 만나 도움을 받으며 엘사가 사는 얼음 왕국에 도착한다. 안나는 엘사에게 함께 아렌델 왕국으로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엘사는 자신 혼자 이곳에 남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안나는 엘사가 떠난 뒤 아렌델 왕국이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음을 이야기하고, 엘사는 자신이 아직 저주스러운 마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했음을 알고 괴로워한다. 안나는 엘사를 다독이려 하지만 엘사는 또다시 얼음 마법을 통제하지 못하고 안나의 심장에 얼음 마법을 박아버리고 만다. 엘사의 성에서 내쫓기고 만 안나 일행은 어릴 적처럼 치료받기 위해 트롤들을 찾아가지만, 심장에 박힌 것은 트롤들이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치료 방법은 단 한 가지, 진실된 사랑이라고 말해준다. 치료를 위해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데리고 한스 왕자에게 찾아가지만, 한스 왕자는 사실 안나와의 결혼을 통해 아렌델의 왕위를 노리는 악인이었고, 한스 왕자는 아파하는 안나를 뒤로하고 엘사를 제거하기 위해 얼음 성으로 찾아간다. 결국 엘사는 한스 왕자에 의해 아렌델 성에 갇히게 되지만 마법을 이용해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도망치던 중 한스 왕자를 마주하게 되고, 안나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한스의 말에 깊은 슬픔에 빠진다. 이때를 틈타 엘사를 해치려는 한스를 안나가 보게 되고, 엘사를 보호하려 뛰어들어 엘사를 구한 뒤 꽁꽁 얼어붙게 된다. 어릴 적부터 자신 때문에 다치고 아파했는데, 또다시 자신 때문에 얼어붙게 되어버린 동생 안나를 껴안고 엘사는 눈물을 흘린다. 엘사의 눈물이 안나의 뺨 위로 흐르자, 꽁꽁 얼어붙었던 안나의 몸이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그렇게 트롤이 말한 진실한 사랑으로 안나의 병은 치료되고, 아렌델 왕국에도 봄이 찾아와 평화로운 왕국으로 돌아온다. 한스 왕자는 당연하게도, 아렌델 왕국에서 추방당한다.
2. 후기
억압된 상황을 벗어나 자유로운 모습으로 나답게 있을 수 있도록 나아가는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기에 정말 즐겁게 보았다. 내게도 동생이 있는데, 하루 만에 그날 만난 사람과 결혼하겠다며 엘사를 찾아간 안나의 철딱서니 없는 모습이 나의 실제 동생을 떠올리게 해 머리를 짚기도 했다. 자신의 마법으로 마치 변신하듯 모습을 바꾸며 반짝거리는 얼음 왕국을 세우는 엘사의 모습은 정말이지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실한 사랑'이 여느 고전 디즈니 공주들 이야기처럼 '왕자님의 키스'가 아니어서 기존의 틀을 깨는 듯해 더 좋았다.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도 중독성 있고 연출도 재미있어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흥얼거리게 했다. 외적인 요소, 내용, 음악, 뭐 하나 빠지지 않고 골고루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