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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영웅,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사형 전 일대기를 담은 영화 <영웅>

by 두루마리_휴지 2024. 6. 5.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1907년, 안중근은 어머니와 아내를 두고 집을 나와 의병대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로마 교황청에 여행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며 집을 나섰지만, 독립운동을 위해 가는 것을 뻔히 아는 아내는 눈물만 흘리며 안중근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안중근은 전쟁 포로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만국공법을 주장하며 일본군 포로를 풀어주게 되는데, 이 일이 화근이 되어 일본군의 기습 공격을 받고 전투에 패배하게 된다.
 이후 1909년 3월, 안중근은 동료들과 자작나무에서 약지를 자르고 대한 독립을 위해 몸 바치기로 맹세하는 단지 동맹을 치른다. 피로 쓴 '대한 독립' 앞에서 조국의 원수 이토 히로부미를 3년 내 처단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맹세한 것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독립군 동지들,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마진주를 만나 독립운동을 시작한다. 블라디보스토크 거리에서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무고한 백성들을 학살한다는 사실을 알리다 일본군에 쫓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친구 마두식이 안중근을 쫓는 일본군에 의해 고문을 받다가 목숨을 잃기도 한다.
 독립군을 도와주는 사람은 명성황후의 궁녀였던 설희였는데,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이후 복수를 위해 일본으로 가게 되고,
이토 히로부미 곁에서 정체를 숨긴 채 그의 마음을 사고, 정보를 수집하여 독립군에게 전달하는 비밀 정보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설희는 일급 기밀을 전하는데, 이토가 러시아 재무 장관을 만나기 위해 하얼빈으로 온다는 소식이다. 소식을 들은 안중근과 독립군은 대한 제국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이토를 처단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거사 날짜가 잡히고, 안중근과 독립군은 이토의 도착 예정 시간이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로, 다섯 번째 객차 특별 칸에 타고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이토가 하얼빈역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결전의 순간, 안중근은 이토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 이토를 처단하는 데 성공하고, 당당히 외친다. 대한 제국 만세!
 현장에서 체포된 안중근은 전쟁 포로가 아닌 살인의 죄목으로 조선 법정이 아닌 일본 법정에 서게 된다. 법정에 선 안중근은 재판관을 향해 자신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일은 일개 개인 자격으로 한 테러 행위가 아니며 대한 의군 참모 중장으로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전쟁 중앙 적군을 사살한 행위이므로 자신은 전쟁 포로 신분임을 명확히 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주권을 강제로 빼앗고, 동양의 평화를 저해하는 일본의 침략행위를 큰 소리로 외치며 과연 누가 죄인인지 되묻는다.
 결국 안중근은 감옥에 갇혀 사형을 선고받게 되고,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아들에게 '재판 결과에 항소하며 일제에 생명을 구걸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죽으라'며 눈물 젖은 편지와 수의를 보낸다. 교도관 지바 도시치가 안중근의 어머니가 보낸 수의와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안중근의 감옥방으로 들어와, 일본인을 대표하여 죄송하다고 말하자 그런 도시치에게 안중근은 '괜찮다, 나는 일본을 싫어하지 않고, 일본인이 미운 것도 아니다. 이토같은 사람들이 미운 것'이라며 웃으며 말하며 무조건 일본이라고해서 증오하거나 배척하지 않음을 드러내며, 그에게 위국헌신 군인본분( 나라를 위해 몸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이라고 쓴 유목을 선물한다. 다음 날인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안중근은 사형장으로 끌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후, 자신의 유해를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고 나면 고국에 묻어 달라는 그의 유언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유해를 찾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후일담이 자막으로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2. 후기

 안중근 의사는 일본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위인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 역시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수록, 여태 알고 있던 독립운동가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제의 만행에 분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의 행위가 동양의 평화도 저해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당장 내가 일제의 침략을 받은 그 옛날 대한민국의 백성이었다면, 공포와 분노에 휩싸여 일본군을 이 땅에서 쫓아내는 데에만 생각이 미쳤을 것이다. 일본인 포로를 풀어준 것과, '이토 같은 사람이 미울 뿐, 일본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 역시 그렇다. 일본인 포로 중에는 내 이웃을 사살한 이도 있었을 것이기에, 나라면 죽음마저 그들에게는 아깝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일본의 모든 것이 미웠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순수하면서도 아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물이었겠다고 감히 짐작해 본다. 영화에서의 비중은 적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던 인물이 더 있는데, 바로 어머니 조마리아다. 어떤 어머니가 아들에게 '생명을 구걸 말고 나를 위해 죽으라.'는 말이 쉽게 나올까? 과연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사형 직전 일대기를 담은 내용이기에 스토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뮤지컬도 뮤지컬 영화도 좋아하기에 스토리 중간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반가웠다. 다만, 설희의 심정에 대한 곡이 다소 많다는 생각과, 애정 관계가 있었던 진주와 동하의 이별곡이 좀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노래를 좀 더 듣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뮤지컬 <영웅>도 궁금해진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봐야겠다.